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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비용이 부담되는 세상 (기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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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무부장 작성일11-01-19 15:21 조회2,3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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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가 '역시'가 되는 건 일상다반사다. 또 대개는 좋지 않은 일일 때가 많다. 살아내기 힘들어진 현대사회의 주요 단면 중 하나다. 고령화·저출산 현상도 이런 '설마→역시'를 양산한다. 대표적인 게 '개호(介護:간호)지옥'이다. 실제 노인 국가 일본에선 곳곳이 개호지옥이다. 부모와 부부 등 가족의 연을 맺은 누군가가 간호 대상이 되면 대부분이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몰락한다. 누구든지 언제나 닥칠 수 있는 간호 공포가 상상을 초월한다. 청년 3명이 노인 1명 부양 개호는 옆에서 돌봐준다는 뜻이다. 일종의 간호다. 개호지옥은 곧 간호 환경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뜻의 비유어다. 개호지옥의 메커니즘은 일견 당연하다. '고령사회→노인 급증→노환 증가→간병 필요→금전 부담→가족 해체'의 악순환 때문이다. 문제는 간호 기한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힘들어도 끝날 시기를 알면 버텨내지만 노인 간호는 그렇지도 않다. 체력과 금전 등 숨이 끝에 차도 현실은 냉정하다. 장기 간호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는 간호 주체의 건강과 정신만 갉아먹는 데서 끝나지 않고 간호 대상자의 불행으로도 연결된다. 실제 일본의 간호 현실은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이다. 요컨대 수요는 느는데 돈이 문제다. 앞으로는 더 암울하다. 당장 고령자를 떠받치는 현역 감소가 뚜렷하다. 지금은 청년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지만 2050년엔 비율이 일대일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노인은 늘고 청년은 줄어드니 재원이 좋을 리 없다. 반대로 노인 증가는 간호 수요가 계속해 늘어남을 뜻한다. 자금 지원(개호보험) 대상의 요(要)개호 인정 규모는 460만 명을 넘어섰다(2008년). 당연히 개호보험 세출액도 증가세다. 2000년 3조 엔대 중반에서 이젠(2008년) 7조 엔을 넘었다. 결과는 명확하다. 이용자와 사업자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용자는 △보험료 인상 △엄격한 간호 인정 △줄어든 노인병원 △치열해진 대기 경쟁(특별 요양 노인 홈 대기자만 42만 명) △보험 부담 대상 연령 인하(논의) 등에 직면한 상태다. 사업자도 마찬가지인데 △저렴한 간호 보수 △열악한 노동환경과 이익 감소 △무리한 정책 도입과 이용 감소 등 사면초가의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간호 방법은 다양하다. 크게는 재택간호와 시설간호로 나뉜다. 환자를 집에 모시고 각종의 간호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입욕과 야간 대응 등의 서비스를 방문·통근 형태로 받는 것이다. 반면 중증 이상이면 부르는 게 값이다. 이때는 대부분 시설간호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침대 생활, 중증 치매 등으로 일상 간호가 필요하면 재택간호는 무리다. 이때는 시설개호가 가장 합리적이다. 문제는 금전 부담이다. 이때 비교적 저렴한 공공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대개 월 20만 엔이면 커버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시설간호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간호 노인 복지시설(특별 양호 개인 홈)은 입소 대기에만 2~3년이 보통일 정도다. 간호 노인 보건시설은 원칙적으로 자택 복귀를 위한 요양시설이기 때문에 평생 살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또 2011년 폐지 예정이었다가 가까스로 백지화된 간호 요양 의료시설(노인병원)은 앞날이 불투명해 부담스럽다. 공공시설은 한계가 뚜렷한데다 들어가기도 바늘구멍만큼 좁다. 사실상 기대할 수 있는 실제 대안은 민간 시설이다. 유료 노인 홈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비교적 저렴한 시설도 늘어나고 있다. 다만 결과적으로 금전 부담은 피할 수 없다. 정부도 개호보험 재정 악화를 우려해 간호 가능 유료 노인 홈의 총량 규제에 나섰다. 정부의 총량 규제는 곧 가계로의 가격 전가를 낳았다. 물론 굳이 정부 규제가 아니더라도 간호 비용은 이미 충분히 천문학적이다. 평균수명이 90세를 웃도는 여성은 적어도 수천만 엔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정설이다. 민간 운영 간호시설(유료 노인 홈)은 최소 월 20만 엔 이상이 일반적이다. 물론 정부 지원도 있다. 일본 정부는 요개호도(要介護度)에 따라 지급 한도액을 정해 지원하는데, 자기 부담액은 10%다. 자택 서비스는 1도(4만9700엔)부터 5도(35만8300엔)까지 최대 금액이 설정된다. 금액별로 이용 가능한 간호 서비스를 보면 5만 엔대 이하는 자택 서비스가 중심이다. 방문·통근개호·방문간호 등의 조합으로 개호보험 한도액과 실비로 구성된다. 5만~10만 엔은 개호보험 자택 서비스 외에 민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사 대행과 시중 등이 그렇다. 10만~20만 엔은 공공 운영 간호시설에 입주하는 평균 비용이다. 반면 민간 시설을 이용하자면 20만 엔 이상이 최저 라인이다. 개호지옥의 핵심은 높은 비용 부담과 복잡한 요금 체계로 요약된다. 기본적인 요금 체계는 입거금(入居金) 및 매월 비용으로 나뉜다. 입거금은 시설 입소 때 수십만 엔에서 1억 엔 이상을 5~15년분의 집세로 내는 것이다. 매월 방식은 입거금이 없거나 적지만 매월 요금에 집세에 상응하는 요금을 가산하는 형태다. 둘은 일장일단이 있다. 월 5만 엔대 자택 서비스 인기 4년 이상 살면 입거금 방식이 저렴하지만 중도에 나오기가 힘든 게 단점이다. 입거금과 관련해 '상각(償却)'이라는 업계 특유의 시스템도 갈등의 불씨다. 상각은 시설이 회수해 갖는 돈이다. 입거 신청금, 시설 협력금, 종신 이용권 등으로 불리지만 대부분 반환되지 않는다. 초기 상각은 입소 때 일정액을 회수해 입소자에게 반환하지 않는 돈이다. 일종의 계약금이다. 나머지 입거금은 일정 기간에 걸쳐 시설이 회수한다. 상각 기간이 끝나면 추가 임대료는 없다. 문제는 초기 상각이 과도하게 높거나 상각 기간이 아주 짧을 때다. 입소자로선 그만큼 금액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유료 시설은 입거금이 평균 2000만 엔대지만 많으면 억 단위도 있다. 주간 동양경제의 '2010년 유료 노인 홈 베스트 랭킹' 결과에 따르면 일정 조건을 갖춘 전국 1878개 시설 중 3분의 1인 629개소가 5년 총비용 1000만 엔 이하로 조사됐다. 입거금 없이 월평균 17만 엔 정도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반면 134개소는 3000만 엔을 초과했다. 더욱이 비싼 건 간호형(간호·지원 필요)은 5년 총비용이 8955만 엔(힐데모아코마자와공원)에 달한다. 자립(자립가능)·혼합형(간호·자립 양립)은 5년 경비가 1억1793만 엔(사쿠라비아세이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품질은 글쎄다. 고객의 이용 불만이 끊이지 않는 게 그 증거다. 많이 개선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구태의연한 저질 서비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도 많다. 불만 중에는 입거금 등 요금 트러블이 가장 많다. 소비자 보호 기관인 국민생활센터에 접수된 유료 시설의 제반 문제 중 70% 이상이 요금 관련일 정도다. 애초 계약과 다른 과다 청구 피해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저귀 비용은 물론 환자식·야간콜·병원 송영(몸이 불편한 노인을 병원까지 모셔 오고 데려다 주는 서비스) 등도 별도 요금을 받는 게 그렇다. 직원 이직률이 높아 담당자가 자주 교체돼 일정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일부지만 병세가 깊어지면 금전 부담과 무관하게 퇴소를 권유 받기도 한다. 의료 행위와 식사 등 시설상의 한계 때문이다. 다른 노인에게 폐를 끼치거나 시설이 도산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또한 요양시설은 멀리 떨어져 있다.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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